그리고 없던 일로 하고 살아나갈 것 법의학자 유성호님이 그알저알에서 한 말인데 꼭 기억해두고 싶다. 스스로 용서하기 어려울 때 꼭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 반성할 일이 있으면 잠깐 반성하고 잊어버리기.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아마 이번 생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도 대체로 즐겁게 살고 싶다. 가볍게, 짐 없이. 오늘의 좋은 일. 무언가를 설명해주고 "잘 이해했다"는 반응을 들었다. 해야 하는 일을 시간 안에 끝냈다. 사람들의 수다에 잠깐 끼었다. 미뤄뒀던 사소한 일을 처리했다. 엄마와 수다를 떨었다. 비가 많이 왔다. 어제는 배가 아파서 잠을 좀 설쳤다. 내가 아파서 잠 설치는 일은 정말 드물다. 그것도 행운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타이레놀을 먹었더니 더 아프지는 않았다.
내일은 일찍 출근하려고 한다. 오늘 하려고 했던 일을 하나도 못 했다. 다른 일들이 계속 생기는데 중간중간 할 생각은 안 들어서. 그래서, 9시 정도까지 나가려고 한다. 그러면 늦어도 8시에는 일어나야 하고, 그러면 12시에 잠들면 가장 좋겠지만, 지금 시간은 11시 52분이어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1시 30분에 자는 것을 목표로 하자. 그러면 6시간 반 자니까 그래도 인간다운 수면 시간에 속한다. 나한테는 좀 짧지만... 오늘도 음 어쩐지 그럭저럭 괜찮았다. 안 좋을 때는 항상 이유가 있는데 좋을 때는 이유가 없구나. 특별히 좋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회사 변기를 막았다... 쩝. 죄송한 일이지만... 그래도 양심 있게 전화를 했다. 집에 와서 소독제로 휴대폰을 닦는데 자꾸만..
요즘은 잠들고 싶지 않은데 잠들어버려서 일기를 못 썼다. 잠을 많이 잤기 때문에 꿈도 많이 꿨다. 바다 위로 파란색 초록색 보라색의 엄청난 벼락이 치고 바닷물에 불이 붙는 모습을 구경하는 꿈을 꿨는데 그건 썼었나? 아무튼 아주 신났다. 침대에 누워 있다가 미래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그렇지 않을 때도 가끔 매트리스로 푹 꺼져버리는 상상을 한다. 더 아래로는 아니고 매트리스 안까지만이다. 몸 전체 또는 하반신만. 너무 많은 시간을 매트리스 위에서 보내서 한 몸이 되는 생각을 떠올리게 돼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건 뭘까? 되고 싶은 나라는 건 뭘까? 매일 조금씩 쌓여가는 나는 누워 있는 나인데 말이야. 여전히 잘 모르겠다. 세상에 더 나아보이게 살려면 너무 불안해서 나를 통제할 수가 없다..
어제는 꿈을 꿨다. 무슨 미션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악당 처치와 비슷한)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서 여러 시공간을 잠깐씩 방문하는 꿈이었다. 각각의 시공간 안에는 늘 '같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세트장이 바뀔 때마다 역할이 달라졌던 것 같다. 그러니까 서로 얼굴만 똑같은 사람들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누군가(아마 그 시공간 속의 나인가?)와 마주치면 안 되어서, 숨어 다녔다. 미션을 완수한 다음에는 보상(?)으로 시간을 초월한 듯한 특별한 곳에 갔다.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대로 풍경이 바뀌는 곳이었다. 푸른 평야였다가, 경사진 눈밭이 되어서, 풀밭을 가로질러 달려오던 사람들이 눈싸움을 하면서 놀기 시작했다. 생각하는대로 풍경이 바뀌는 것은 꿈 속의 나에게 엄청 신나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행복..
매일 밤 또는 새벽 또는 아침에 집에 돌아와서 뭐라도 써볼까 한다. '잠들기를 위한 글쓰기'라고 하면,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것만 같지만, 불면증 같은 것은 전혀 없다. 다만 재미있지도 않은 새벽을 미적거리며 보내는 시간이 지겨우니까. 가끔은 아침, 아주 아주 가끔은 낮이 되어서 집에 들어올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침까지 집에 들어오지 못했다"같은 한 줄이라도 쓰고 자고 싶다. '꾸준히', '매일매일'은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이어서, 그만큼 커다란 환상을 갖고 있다. 나는 일기 쓰기를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늘은 어쨌다 저쨌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이런 걸 쓰다 보면 나의 안 좋은 부분들이 역사가 되어 영원히 남을 것만 같다. 그러니까 그런 발전적인 글은 쓰고 싶지 않고, 그냥 머릿속에 떠다니는 말..
내게 주어진 이 모든 시간이 때로는 그저 눈가의 간지러움이 돼요 어둠 속에 멈춰버린 바다도 때로는 너무 빠르게 나를 지나가요 얼음보다 차가운 물, 아무도 없는 곳, 아니, 내 두 눈에 매달린 작은 벌레와 가끔은 가라앉는 동물이었던 것들, 나를 살아있게 하는, 내게 시간을 선물하는...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이 모든 것이 내게도 끝나게 될까 나는, 본 적 없는 곳에서, 너무 뜨겁고 빠르게 불타버리는 이들처럼 나도 아득해 내가 선물 받은 이 모든 시간이 때로는 너무 긴 괴로움이 돼요 얼어붙지 않는 신비한 바다도 때로는 내겐 너무 큰 방인 것 같아
